꾸이린으로부터. 십년만에 온 엽서_


꾸이린에서 엽서가 날아왔다. 울룩불룩 솟은 양수오의 산과 리장 나룻배가 그려져 있었다. 이 곳은 아주 잘 알고 있다. 에누리 없이 십년 전, 나는 유채꽃 핀 리장 거리를 따라 자전거를 탔었다. 어쩌면 내 생애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을지도 모른다. 따리로 출발하는 날 민박 집 주인 아주머니는 아침으로 옥수수빵을 쪄주며 눈시울을 붉혔다. 우리는 또 보자고 했지만 이것이 마지막임을 서로 잘 알고 있었다. 여행의 미덕은 집착하지 않는데 있다. 나는 언제 떠나가도 당연한 여행자였고 또 떠나야 할 때 일어날 줄 알아야 했다. 달빛이 하얗게 빛나던 밤이었다. 서늘하게 취해 남조풍경도의 별을 보고 누워있다가 함께 있던 일행들과 '십년 후' 이곳에 다시 모이자며 호기로운 약속을 했다. 십 년은 긴 시간이었다. 친구들 모두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았고, 일을 한다며 먼 곳으로 떠났다. 나는 삶이 버거울 때마다 문득 고개를 돌려 그 때의 리장 강물과, 기괴하게 솟아오른 양수오의 산, 따리의 밤 풍경을 떠올렸다. 그 날의 취한 농담은 여전히 내 발목을 붙들고 있었다. 


꾸이린에서 엽서가 날아왔다. 울룩불룩 솟은 양수오의 산과 리장 나룻배가 그려져 있었다.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. '인생이 하나의 아름다운 여정이어야 한다면 꾸이린에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지.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니 십 년 전 따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네.' 그 곳으로부터 온 편지였다. 그 약속을 기억하던 이가 있었고 에누리없이 꼭 십년 만이었다.  내 그 동안의 취한 기다림이 답을 받는 순간이었다. 


한참동안 그 엽서를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. 어디선가 옥수수빵 냄새가 풍겨왔다. 추억이 함박눈처럼 쏟아졌다. 그 곳의 유채꽃은 아직 환하게 피어있는 것이 분명했다.






Special Thanks to, S.H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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